'파노라마 바다' '인증샷 맛집'… 도로 점령 촬영에 묵호는 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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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 같다" 입소문 어달삼거리
파노라마 바다 배경, 너도나도 인증샷
'예쁜 구도' 찍으려면 차도 가운데 서야
동해시 "'차 없는 거리' 등 대책 마련 중"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핫'한 지역이 있다. 강원 동해시 묵호다. 새파란 동해바다를 끼고 자리한 낮은 언덕, 그사이로 구불구불 난 골목과 옹기종기 모여 선 생활 공간이 여행객 시선을 붙들었다.
묵호를 특히 유명하게 만든 장소는 어달삼거리. 도보 여행 출발점인 묵호역에서 다소 떨어져 있지만, 여행객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티(T)자 형태로 뻗은 내리막길 끝에 걸린 수평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구도가 이곳을 '인증샷 맛집'으로 만들었다.
아름다운 풍경에 현혹돼 지난 7일 묵호를 찾아가 마주한 장면은 뜻밖에도 아찔했다. 바다를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남기려면 차량도 도로 중앙에 설 수밖에 없는 터라 수많은 관광객이 도로를 지나는 차량과 '위험천만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묵호 인기에 동해시 관광객 늘었다"
1970년대 석탄 하역에 활용된 항구 덕에 부흥했다 쇠락한 묵호가 다시 여행객들의 관심을 받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20년 3월부터 서울~묵호 구간에 열차가 개통되면서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여행하는, 일명 '뚜벅이 여행객' 눈에 들게 된 것이다.
서울역에서 KTX-이음 열차를 탑승할 경우 2시간 30분 정도면 묵호역에 도착한다. 설 연휴 기간 동안 서울 출발 묵호행 열차 8편은 모두 매진 또는 예약 대기였다. 차가 막히지 않으면 서울시내에서 3시간이면 도착하기 때문에 차로 이동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여행객들의 선호가 랜드마크를 품은 대도시에서 한적한 소도시로 이동하면서 묵호의 인기는 더 많아졌다. 동해시 관계자는 "혼자 여행, 힐링 여행, 감성 여행 등이 여행 키워드로 뜨면서 강릉, 속초 등 기존에 유명했던 도시보다 다소 한적한 묵호가 여행지로서 급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묵호 인기에 힘입어 동해시 관광객은 지난해 1,200만 명을 넘겼다. 직전 3년 동안은 1,100만 명대 후반이었는데, 60만~70만 명 정도가 늘어난 것이다.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한 점도 묵호의 매력이다. 동해시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는 묵호권역 관광지 10군데를 모두 방문해도 걸어서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필수 코스'된 만화 같은 풍경
어달삼거리는 묵호권역에 속하지만, 관광지가 모여 있는 곳에선 살짝 벗어나 있다. 묵호권역 공식 관광지에 이름을 올린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에서 북쪽으로 1.5㎞를 더 가야 어달삼거리가 나온다. 그럼에도 여행객들은 이곳을 '필수 코스'처럼 들른다.
7일 오후 찾은 어달삼거리에는 여행객 30명 정도가 모여 있었고, 이후로도 사람들이 속속 도착했다. 20대쯤 댈 수 있는 삼거리 주변 주차장은 차량으로 빼곡했고, 택시를 타고 방문하는 이들도 많았다.
소문처럼 이곳은 '인증샷 맛집'이었다. 일부 네티즌 평가대로, 일본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한 장면으로 쓰였다는 일본 해안 도시 가마쿠라와도 닮았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설립한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나올 법한 장면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동해시 공식 블로그에 지난해 7월 게시된 어달삼거리 소개 글에도 "지브리 감성 그대로 복붙(복사해 붙여넣기라는 뜻의 줄임말)"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안전은 문제... "대책 마련 중"
문제는 안전이었다. 수십 명의 사람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텅 빈 도로 위에 서 있는 자신과 일행의 모습을 담고자 차도 위를 분주히 오갔다. 차가 지나갈 때만 잠시 옆으로 비켜섰다가 도로 중간으로 모이기를 반복했다. 모두가 동시에 차를 피하는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꼭 게임하는 것 같다"는 소리도 들렸다.
도로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을 발견한 차들은 해당 구간을 서행했지만, 차가 바짝 붙을 때까지 사진 촬영을 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안전을 우려한 듯 "차 온다" "차 오면 말해줘" 등의 대화도 오갔다. 동해시 블로그에는 '차량이 지나다닐 수 있으니 꼭 주의해주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있었다.
이런 풍경은 오버투어리즘의 단면으로도 읽힌다. 평범한 생활 공간에 뜻하지 않게 방문객이 몰리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입소문으로 자연스럽게 알려진 장소에 관광객 입장을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늘어난 관광객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면서도 안전상 위험을 해소해야 하는 동해시도 고민에 빠졌다. 동해시 관계자는 "인근 거주민 및 숙박객들의 차량 통행에 불편을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관광객들이 어달삼거리를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종합관광계획을 마련 중"이라며 "'차 없는 거리 조성' 등 여러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파노라마 바다 배경, 너도나도 인증샷
'예쁜 구도' 찍으려면 차도 가운데 서야
동해시 "'차 없는 거리' 등 대책 마련 중"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핫'한 지역이 있다. 강원 동해시 묵호다. 새파란 동해바다를 끼고 자리한 낮은 언덕, 그사이로 구불구불 난 골목과 옹기종기 모여 선 생활 공간이 여행객 시선을 붙들었다.
묵호를 특히 유명하게 만든 장소는 어달삼거리. 도보 여행 출발점인 묵호역에서 다소 떨어져 있지만, 여행객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티(T)자 형태로 뻗은 내리막길 끝에 걸린 수평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구도가 이곳을 '인증샷 맛집'으로 만들었다.
아름다운 풍경에 현혹돼 지난 7일 묵호를 찾아가 마주한 장면은 뜻밖에도 아찔했다. 바다를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남기려면 차량도 도로 중앙에 설 수밖에 없는 터라 수많은 관광객이 도로를 지나는 차량과 '위험천만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묵호 인기에 동해시 관광객 늘었다"
1970년대 석탄 하역에 활용된 항구 덕에 부흥했다 쇠락한 묵호가 다시 여행객들의 관심을 받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20년 3월부터 서울~묵호 구간에 열차가 개통되면서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여행하는, 일명 '뚜벅이 여행객' 눈에 들게 된 것이다.
서울역에서 KTX-이음 열차를 탑승할 경우 2시간 30분 정도면 묵호역에 도착한다. 설 연휴 기간 동안 서울 출발 묵호행 열차 8편은 모두 매진 또는 예약 대기였다. 차가 막히지 않으면 서울시내에서 3시간이면 도착하기 때문에 차로 이동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여행객들의 선호가 랜드마크를 품은 대도시에서 한적한 소도시로 이동하면서 묵호의 인기는 더 많아졌다. 동해시 관계자는 "혼자 여행, 힐링 여행, 감성 여행 등이 여행 키워드로 뜨면서 강릉, 속초 등 기존에 유명했던 도시보다 다소 한적한 묵호가 여행지로서 급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묵호 인기에 힘입어 동해시 관광객은 지난해 1,200만 명을 넘겼다. 직전 3년 동안은 1,100만 명대 후반이었는데, 60만~70만 명 정도가 늘어난 것이다.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한 점도 묵호의 매력이다. 동해시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는 묵호권역 관광지 10군데를 모두 방문해도 걸어서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필수 코스'된 만화 같은 풍경
어달삼거리는 묵호권역에 속하지만, 관광지가 모여 있는 곳에선 살짝 벗어나 있다. 묵호권역 공식 관광지에 이름을 올린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에서 북쪽으로 1.5㎞를 더 가야 어달삼거리가 나온다. 그럼에도 여행객들은 이곳을 '필수 코스'처럼 들른다.
7일 오후 찾은 어달삼거리에는 여행객 30명 정도가 모여 있었고, 이후로도 사람들이 속속 도착했다. 20대쯤 댈 수 있는 삼거리 주변 주차장은 차량으로 빼곡했고, 택시를 타고 방문하는 이들도 많았다.
소문처럼 이곳은 '인증샷 맛집'이었다. 일부 네티즌 평가대로, 일본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한 장면으로 쓰였다는 일본 해안 도시 가마쿠라와도 닮았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설립한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나올 법한 장면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동해시 공식 블로그에 지난해 7월 게시된 어달삼거리 소개 글에도 "지브리 감성 그대로 복붙(복사해 붙여넣기라는 뜻의 줄임말)"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안전은 문제... "대책 마련 중"
문제는 안전이었다. 수십 명의 사람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텅 빈 도로 위에 서 있는 자신과 일행의 모습을 담고자 차도 위를 분주히 오갔다. 차가 지나갈 때만 잠시 옆으로 비켜섰다가 도로 중간으로 모이기를 반복했다. 모두가 동시에 차를 피하는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꼭 게임하는 것 같다"는 소리도 들렸다.
도로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을 발견한 차들은 해당 구간을 서행했지만, 차가 바짝 붙을 때까지 사진 촬영을 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안전을 우려한 듯 "차 온다" "차 오면 말해줘" 등의 대화도 오갔다. 동해시 블로그에는 '차량이 지나다닐 수 있으니 꼭 주의해주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있었다.
이런 풍경은 오버투어리즘의 단면으로도 읽힌다. 평범한 생활 공간에 뜻하지 않게 방문객이 몰리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입소문으로 자연스럽게 알려진 장소에 관광객 입장을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늘어난 관광객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면서도 안전상 위험을 해소해야 하는 동해시도 고민에 빠졌다. 동해시 관계자는 "인근 거주민 및 숙박객들의 차량 통행에 불편을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관광객들이 어달삼거리를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종합관광계획을 마련 중"이라며 "'차 없는 거리 조성' 등 여러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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