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반려견 매장한 남성 "난 모른다" 잡아떼더니 "전염병 걱정, 묻었다"

10년 넘게 키운 반려견이 갑자기 사라져 추적에 나선 끝, 이웃의 손에 처참하게 죽은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3일 JTBC 뉴스에 따르면 '꼬미' 보호자 임혜성 씨는 지난달 27일 꼬미를 잃어버렸다. 이날 꼬미가 잠시 현관문이 열린 틈을 타 밖으로 나가면서다.

10분도 채 안 돼 임 씨의 장모가 찾으러 나갔으나 보이지 않았다. 옆집에 가서도 "혹시 강아지 못 봤냐"고 물었는데, 옆집 이웃은 "보지 못했다"면서 말을 얼버무렸다.

임 씨 가족은 주민들이 모인 대화방에 꼬미의 행방을 묻고, '꼬미를 찾는다'는 전단을 만들어 곳곳에 붙였다. 내장 칩이 있어 어디선가 꼬미를 보호 중이라면 금방 돌아올 거라 믿었다.

그러나 사흘 뒤 꼬미는 밭에 파묻힌 채 싸늘한 사체로 발견됐다. CCTV를 추적해 보니 한 남성이 축 늘어진 꼬미를 상자로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꼬미 행방을 모른다고 잡아뗐던 이웃집 남성이었다. 그는 꼬미가 든 상자를 들고 밭으로 향하더니 삽을 이용해 흙을 파고 무엇인가 파묻었다. 이후 이곳에서 꼬미의 사체가 발견됐다.

이웃집 남성은 "우리 ○○이가(이웃집 반려견) 물어서 보니까 눈이 벌써 돌아가 죽었더라. 유기견인 줄 알고 빨리 묻었는데 왜 나를 괴롭히냐"며 "전염병 차원도 있어서 내가 조치한 것"이라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도의상은 내가 잘못 인정하지만 법적으로 나는 하나 문제가 없다. 왜? 나는 자문을 구했는데 우리 개는 묶여 있고 남이 우리 마당에 온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임 씨는 "사고가 있었더라도 저희한테 말했으면, 비참하게 땅에 묻히지만 않았더라도 마음이 그렇게 아프지 않을 텐데"라며 울분을 토했다.

한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사건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