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단서 발견된 여고생 3명…유서엔 “학업 부담 커”

같은 학교 재학 중이던 친구들, 어쩌다가
학업과 진로에 대한 부담 토로하는 유서 남겨
부산교육청, 해당 학교 특별감사 나선다

부산에서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이던 여고생 3명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이들이 자필 유서를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21일 오전 1시 39분쯤 부산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여학생 3명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다는 주민의 신고가 접수됐다. 같은 날 0시 15분쯤 한 학부모가 “자녀가 귀가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상태였으나 이들은 모두 숨지고 말았다.

경찰에 따르면 세 명은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 사이였다. 아파트 CCTV에는 이들이 20일 오후 11시 40분쯤 해당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에서 내린 뒤 옥상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아파트는 사망한 여고생 중 한 명의 자택 인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아파트 옥상에서 여학생들이 남긴 자필 유서를 발견했다. 유서에는 학업 스트레스 및 진학 등 미래에 대한 고민 등이 담겼으며 여기에는 학교폭력 등의 정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건이 있기 전 이들은 함께 진로를 고민하며 극단적 선택을 사전 모의한 정황이 발견된바, 경찰 관계자는 “주변 사람들에 대해 미안하고, 슬퍼하지 말라는 내용이 유서에 담긴 것으로 보아 우발적인 선택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사망한 학생들이 재학 중이던 학교는 최근까지 14명의 강사 중 11명이 교체되며 혼란을 겪었으며 학사 운영 방식 변경 등에서 변화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부산시교육청은 공동대책반을 꾸려 진상 파악에 나섰으며, 해당 학교에 대한 특별감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 진로에 부담을 느꼈는지, 학교 운영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