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속이려고”…캄보디아 범죄단지 다녀온 형사가 전한 ‘충격실체’

최근 캄보디아에 탐문 수사를 다녀온 오영훈 부산 서부 경찰서 수사 과장은 15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 범죄를 벌이려면 조직원으로 한국인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을 납치하거나 감금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 과장이 속한 수사팀은 현재 투자 리딩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의 진정을 받아 수사하고 있다.

피해자를 속인 범죄 조직의 근거지는 캄보디아에 있다. 처음에는 유튜브 광고를 시청해 조회수를 높이면 수익금을 지급하겠다며 사람들에게 접근한 이 조직은 이후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배당해주겠다며 새로운 제안을 했다.

여기에 속아 돈을 내면 이를 가로채 잠적했다.

지난 8월 해당 조직을 추적하기 위해 캄보디아에 방문했던 그는 이들의 근거지를 직접 확인했다.

큰 호텔이나 리조트에 마련된 범죄단지에는 4~5m 높이의 담벼락이 빙 둘려 있었으며 입구는 경비병이 지키고 있었다고 오 과장은 설명했다.

그는 “내부는 들어가지 못했으나 우리나라를 상대로 사기를 벌이는 곳이니 한국인이 내부에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현지 범죄단지를 목격한 오 과장은 당시의 삼엄한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이러한 형태의 범죄 단지는 현지에 약 50곳이 있고, 이곳에서 일하는 한국인은 약 2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이어 “총책 대부분은 자본력을 가진 중국 범죄조직이 맡으며 그 아래에는 한국인 팀장을 거느린다”며 “한국인을 포섭하는 한국인 브로커가 사이버 도박, 피싱, 투자 리딩 사기 등을 알선한다”고 했다.

이어 “지인의 지인을 포섭하거나 고소득 일자리 보장, 항공료나 숙박료 무료 등을 제시하며 유인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인이 납치나 감금의 표적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범행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 대만, 홍콩, 미국, 중동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국 현지인을 조직원으로 끌어들이는데, 한국인도 그 대상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 내 범죄 조직이 활개 치다 보니 그가 출장을 다녀왔을 당시에도 비행기에서 우연히 범죄에 연루된 피해자를 만나기도 했다.

취업 사기를 당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합류하려던 20대 남성이 그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고, 귀국길에는 범죄 조직에 감금됐다가 탈출한 30대 남성과 동행해 함께 귀국했다.

그는 특히 “캄보디아 여행객은 야간에 택시 등 이동 수단 이용을 자제하고 해외 고소득 일자리를 내세운 취업 제안은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