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들의 놀이터 된 당근·번개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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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플랫폼 피해 年 10만건
“새 냉장고 싸게 팝니다.” 올해 초 경기도 수원에 사는 주부 A씨는 중고 거래 앱 당근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고 메시지를 보냈다. 판매자는 “해외 근무를 가게 돼 헐값 30만원에 급하게 처분하기로 했다”며 “설치 기사를 불러주고 비용도 대겠다”고 했다. A씨가 연락처, 주소 등을 넘기자 설치 기사가 전화가 와 “편하신 날짜에 가겠다”고 했다. 그는 공식 서비스센터 소속이라며 문자로 명함도 보냈다. 의심하지 않고 30만원을 송금했지만 그 즉시 연락이 끊겼다. 경찰 조사 결과, 판매자와 설치 기사 모두 사기 범죄 조직원이었다. 제품 사진, 설치 기사 명함은 정교하게 조작된 가짜였다.
이들 조직은 작년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3개월간 2500여 명을 속여 26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당근뿐만 아니라 각종 중고 앱·사이트에서 수천 건의 허위 판매 게시물을 올려 피해자들을 낚았다. 사기 시나리오를 총괄·시행하는 총책부터 중간 관리책, 모집·인출책 등 역할도 나눴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조직 총책 30대 남성 이모씨를 포함한 조직원 15명을 붙잡아 지난달 말 검찰에 송치했다.
‘당근’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의 사기 사건이 작년 10만건을 넘은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사기 피해액은 3340억원으로 전년도(2023년 1373억원)보다 배 이상으로 늘었다. 중고 시장 거래 규모가 급증하면서 비대면·직거래의 ‘빈틈’을 노린 각종 신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2008년 4조원 규모였던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올해 43조원으로 10배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데이터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당근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1916만명이었다. 번개장터(296만명), 중고나라(99만명) 등을 더하면 2000만명 이상이 중고 거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피해 건수는 5만8473건이었다. 월평균 약 1만건씩 발생한 셈으로, 올 연말엔 작년 피해 건수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예전엔 개별 피해액이 적게는 수만 원, 많아도 수십만 원대였다. 그러나 부동산·자동차 등 고액 상품이 중고 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피해 단위가 껑충 뛰었다. 지난달엔 허위 부동산 매물을 올려 51명에게서 계약금 3억5000만원을 가로챈 30대 남성 2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공인중개사나 집주인을 사칭해 서울 마포·용산·강서구 등의 빌라와 오피스텔을 허위 반전세 매물로 내놨다. 피해자들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혹해 100만~2000만원의 계약금을 입금했다.
중고 거래 업체들은 판매자 사기 이력을 조회할 수 있게 하고, 구매자가 물건을 확인한 뒤 플랫폼이 판매자에게 물품 대금을 보내는 에스크로(안전 결제 시스템)도 갖췄다. 그러나 사기 수법은 시간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이모(22)씨는 지난 3월 말 중고나라에서 중고 노트북을 12만원에 판매하려다가 사기를 당했다. 노트북을 사겠다며 접근한 구매자는 이씨에게 “내가 포인트를 갖고 있는 쇼핑몰 사이트를 통해 거래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기존 쇼핑몰 사이트의 사업자 번호까지 위조된 허위 사이트였다.
중고 거래 사기 규모가 계속 커지는 건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소통하는 ‘직거래’ 위주인 데다 상대의 신원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근 등은 가입 시에 본인 인증을 요구하지만,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분쟁이 발생해도 개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또 거래를 위해 소통하는 과정에서 범죄 조직이 다양한 속임수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도 커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사기 피해가 발생했을 때 분쟁 해결 기구인 법원 등에 의무적으로 개인 정보를 공개하도록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 거래 업체들끼리 에스크로 시스템을 표준·상용화하는 등 플랫폼 운영자들이 범죄 예방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당근 관계자는 “부동산 허위 매물 사기를 막기 위해 9월부터 모든 직거래 매물의 집주인·세입자 인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며 “다른 사기 수법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새 냉장고 싸게 팝니다.” 올해 초 경기도 수원에 사는 주부 A씨는 중고 거래 앱 당근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고 메시지를 보냈다. 판매자는 “해외 근무를 가게 돼 헐값 30만원에 급하게 처분하기로 했다”며 “설치 기사를 불러주고 비용도 대겠다”고 했다. A씨가 연락처, 주소 등을 넘기자 설치 기사가 전화가 와 “편하신 날짜에 가겠다”고 했다. 그는 공식 서비스센터 소속이라며 문자로 명함도 보냈다. 의심하지 않고 30만원을 송금했지만 그 즉시 연락이 끊겼다. 경찰 조사 결과, 판매자와 설치 기사 모두 사기 범죄 조직원이었다. 제품 사진, 설치 기사 명함은 정교하게 조작된 가짜였다.
이들 조직은 작년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3개월간 2500여 명을 속여 26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당근뿐만 아니라 각종 중고 앱·사이트에서 수천 건의 허위 판매 게시물을 올려 피해자들을 낚았다. 사기 시나리오를 총괄·시행하는 총책부터 중간 관리책, 모집·인출책 등 역할도 나눴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조직 총책 30대 남성 이모씨를 포함한 조직원 15명을 붙잡아 지난달 말 검찰에 송치했다.
‘당근’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의 사기 사건이 작년 10만건을 넘은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사기 피해액은 3340억원으로 전년도(2023년 1373억원)보다 배 이상으로 늘었다. 중고 시장 거래 규모가 급증하면서 비대면·직거래의 ‘빈틈’을 노린 각종 신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2008년 4조원 규모였던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올해 43조원으로 10배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데이터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당근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1916만명이었다. 번개장터(296만명), 중고나라(99만명) 등을 더하면 2000만명 이상이 중고 거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피해 건수는 5만8473건이었다. 월평균 약 1만건씩 발생한 셈으로, 올 연말엔 작년 피해 건수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예전엔 개별 피해액이 적게는 수만 원, 많아도 수십만 원대였다. 그러나 부동산·자동차 등 고액 상품이 중고 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피해 단위가 껑충 뛰었다. 지난달엔 허위 부동산 매물을 올려 51명에게서 계약금 3억5000만원을 가로챈 30대 남성 2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공인중개사나 집주인을 사칭해 서울 마포·용산·강서구 등의 빌라와 오피스텔을 허위 반전세 매물로 내놨다. 피해자들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혹해 100만~2000만원의 계약금을 입금했다.
중고 거래 업체들은 판매자 사기 이력을 조회할 수 있게 하고, 구매자가 물건을 확인한 뒤 플랫폼이 판매자에게 물품 대금을 보내는 에스크로(안전 결제 시스템)도 갖췄다. 그러나 사기 수법은 시간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이모(22)씨는 지난 3월 말 중고나라에서 중고 노트북을 12만원에 판매하려다가 사기를 당했다. 노트북을 사겠다며 접근한 구매자는 이씨에게 “내가 포인트를 갖고 있는 쇼핑몰 사이트를 통해 거래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기존 쇼핑몰 사이트의 사업자 번호까지 위조된 허위 사이트였다.
중고 거래 사기 규모가 계속 커지는 건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소통하는 ‘직거래’ 위주인 데다 상대의 신원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근 등은 가입 시에 본인 인증을 요구하지만,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분쟁이 발생해도 개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또 거래를 위해 소통하는 과정에서 범죄 조직이 다양한 속임수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도 커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사기 피해가 발생했을 때 분쟁 해결 기구인 법원 등에 의무적으로 개인 정보를 공개하도록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 거래 업체들끼리 에스크로 시스템을 표준·상용화하는 등 플랫폼 운영자들이 범죄 예방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당근 관계자는 “부동산 허위 매물 사기를 막기 위해 9월부터 모든 직거래 매물의 집주인·세입자 인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며 “다른 사기 수법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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